좀 여성스러운 데가 있다. 유환이랑은 다르다. 술 먹고 들어와서는 설거지 하고 있는데 뒤에 와서 껴안아 주기도 하고
팔짱을 껴오며 "이런 아들 없지?" 하고 웃기도 한다.
부엌에 식탁보다 높은 높이의 바가 있는데 내가 설거지를 하면 거기 앉아 다리를 흔들면서 설거지가 끝날 때까지 이야기 하고는 한다.

 



 

 



 

 

 

내가 머리를 아주 약간만 다듬어도 제일 먼저 알아본다. 다른 사람들은 아무도 못 알아보는데 신기하게도 보자마자
"엄마, 머리했지? 예쁘다. 어디서 했어?" 하고 살갑게 구는 예쁜 아들이다.


 


 


 

 

 


 

어렸을 때부터 노래나 춤을 좋아했다. 학예회 같은 걸 하면 율동하는 것도 좋아하고 친구가 앞에서 틀리면 꼭 가서 고쳐주고 했다.
자기가 대열을 흐트리는 건 생각 안하고 틀리는 친구 뒤에 가서 팔 다리를 움직여 고쳐줬다.


 

 

 


 

 

 

노래 듣는 걸 좋아해서 초등학교 2학년 때부터 용돈을 모아 CD를 사서 듣고 그랬다.
어른인 나도 메들리 CD를 주로 듣는데 유천이는 꼭 한 가수의 CD를 사서 들었다.
그렇게 초등학교 6학년 때까지 모은 CD가 백 장 정도 됐었다. 사다놓고 안 듣는 게 아니라 꼭 전부 다 들었다.
아빠다리 하고 앉아 노래 듣는 모습을 보고 음악쪽으로 뭔가 있는 게 보여서 가수를 시키거나 못 돼도 음악쪽 일을 하면 좋겠다고
나혼자 생각했었다. 다행히도 가수가 됐다.


 

 

 


 

 

 

어렸을 때부터 김치를 좋아했다. 도시락 반찬에 김치 안 챙겨주면 하나도 안 먹고 그대로 들고왔다.
어린 애가 안 익은 김치 잘 먹는 경우는 드물거다. 내가 김장 담그고 있으면 쪼르르 와서 먹어보고 간 봐주는 애였다.
자기가 먹어보고 알아서 소금 더 치고 다시 가서 자기 할 일 하고 그랬다.

 



 

 

 

 

 

위가 작은지 어렸을 때부터 조금 먹고는 금새 배부르다고 했다. 조금씩 자주 먹어야 되는 애라 성가시다.
아마 나중에 여자 고생 시킬거다.

 

 



 


 

 

 

집에 있는 동안은 많은 시간을 곡 작업에 할애한다.
내가 옛날부터 집안에 피아노 소리가 울리는 걸 좋아했다.
다들 아시는 것처럼 안타깝게도 유천이에게 피아노를 가르쳐주진 못했지만,
저 혼자 터득한 거라서 아마 피아노 전공하시는 분들이 보시기엔 많이 어눌할거다.


 

 

 

 

 

 


 

요즘엔 집에서 피아노 소리가 들리는 시간이 많아 좋다. 내가 굉장히 좋아한다. 곡을 작업할 때면 종종 나에게 들려준다.
한소절 만들어서 가사도 없는 걸 들려주고는 "엄마 어때?" 할 때면 난감하다. 차라리 거기서 끝나면 다행이지,
"여기 가사를 어떻게 붙일까?" 하고 물을 때가 많아서 곤란하다. 곡이 완성되면 꼭 나를 침대에 앉혀놓고 들려준다.
내가 전화를 받거나 다른 일을 한다고 듣지 않으면 삐진다. 한 번은 곡을 들려주고 "이 노래 제목을 뭘로 했으면 좋겠어?" 하고 물어서
"내가 말한다고 그걸로 제목 정할거냐?" 하니 "응, 당연하지." 했다. 그 곡이 바로 '사랑 안녕 사랑'이다.
유천이랑 나랑 함께 산 지난 1년동안 함께 한 소절씩 만들고 가사도 붙이고 하면서 만든 곡이다.


 

 

 


 

 

 

 

하랑이가 유명한 아빠를 둔 덕분에 스타가 되었다. 유천이는 꼭 자기가 아빠라고 한다.
니가 아빠면 내가 할머니가 되니까 삼촌으로 하는 게 어떻겠냐고도 해봤는데 곧 죽어도 아빠란다.
아시는 것처럼 유천이가 개 알러지가 있다. 처음에 하랑이를 키우겠다고 했을 때 "너 알러지는 어떡하냐."고 물으니
"이제 다 커서 괜찮다."고 했었다. 아니나 다를까, 알러지가 다 사라진 게 아니었다.
예전에 한 번 멤버들은 아닌데 저 혼자 선글라스 끼고 무대에 오른 적이 있었는데 그 때 눈에 개 알러지가 있어서 그랬었다.
그 때는 그냥 내버려뒀는데, 그 후로도 한 번 더 개 알러지 때문에 눈에 이상이 와서 "하랑이를 갖다버리자."고 했더니
"엄마, 가족을 어떻게 갖다버려?" 하고 말렸다. 그래서 지금 하랑이는 내가 내쫓아서 베란다에만 자라고 집 안으로는 못 들어온다.


 


 

 

 

 

 

 

유천이가 개 돌보는 일 잘 할 것 같지? 전혀 아니다.
똥을 치운 일이 한 번도 없다. 그래놓고 자기가 아빠라고 우긴다. 니가 아빠니까 똥 좀 치워보라고 시키니까 고개를 설레설레 흔든다.
비위가 약해서 똥만 봐도 토하고 그런다.


 

 

 

 


 

 

 

 

하랑이가 처음엔 죽어도 지 아빠 말만 들었는데 이제는 밥 주는 사람을 알아서 나를 더 따른다.
유천이랑 놀고 있을 때 내가 나타나면 나한테 쪼르르 온다. 그럼 유천이는 삐지고..
그래서 유천이랑 하랑이랑 놀 때는 절대 안 나간다. 유천이가 삐지니까.


 


 

 

 

 

 ↓ 원문은 여기 ↓

 

 

 

 

사랑스럽다..

몰라 사랑해 ㅜ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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